• '떡'이나 '편'이나

  • 박남석 | 2016.07.02 21:56 | 조회 1717

     

    ‘떡’이나 ‘편’이나

    박 남 석(7기, 전남대, 캐나다동부 ROTC연합회)  


    오뉴월 뙤약볕에 꼬꼬닭이 오죽하면 지붕위에 오르랴만 삼복(三伏)이 머지않았다는 얘기겠지요? 천둥소리에 개 뛰어들게 하는 소나기는 세 줄기로 쏟아진다지만, 글자의 음(音)은 다르나 뜻이 동일한 경우 ‘떡’을 점잖게 일러 ‘편’이라고 한다. 기상청당국은 한여름 수은주는 낮 최고 35°C까지 치솟는 찜통날씨일 것이란 예보다. 불쾌지수는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니 그나마 다행이지 싶다.


    열정과 끈기로서 무엇이든 끄떡없이 해낼 용기 있는 사람들도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고 웃으니까 행복해진다고 하지요. 천천히 걷거나 빨리 달려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직 한 세상뿐이다. 더러는 조금 짧게 살거나 조금 길게 살다가 우리는 가야 할 곳으로 떠나간다. 인생은 추억을 되새길 뿐만이 아니라 기억을 새롭게 해석해서 자신의 미래를 열어가야 할 일이다.


    지난세월 임금의 선지(宣旨)를 일반국민에게 알리고자 적은 문서를 ‘조서(詔書)’라 쓰고 ‘사륜(絲綸)’이라 읽었다. ‘주상전하(主上殿下)의 어명(御命)이 실처럼 가늘어도 신하는 밧줄처럼 여겨야함(王言如絲 其出如綸)’을 뜻한다. 멀리서 들려오는 두견새의 구슬픈 소리는 시상(詩想)을 자극시켰고, 사대부의 가슴을 아려지도록 했다는데….


    노벨문학상 수상자발표가 있을 때마다 아쉬움을 드러내는 우리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책 한권 구입에는 인색해도 스스로에겐 관대하기 짝 없는 부끄러운 현실이다. 내부적으로는 문학권력 논란과 열악한 저술환경 등도 해결해야할 과제로 지목될 수 있다고 한다. 칠팔월 은어 곯듯이 여의찮을지언정 “봄잠은 아침에도 부족해 꿈속에 나비되어 꽃을 찾는다,”고 한다. 박웅현은《책은 도끼다》에서 “행불행(幸不幸)은 조건이 아닌 선택이고, 행복은 추구의 대상이 아닌 발견의 대상이다.”고 했다. 당신이 읽고 자신을 말해주는 독서인구가 많아지고 문학 발전의 길이 활짝 열리게 되면 오죽이겠다.


    한마디 건네기가 천리 같다는 생존경쟁에서 의젓해 보인 사람들 눈에도 남의 떡이 쪼금이나마 더 커 보이긴 할 테다. 밴댕이 소갈머리와 사익(私益)을 챙기기에 급급한 천민자본주의는 바다 밑바닥까지 싹쓸이하는 ‘쌍끌이 저인망어선’ 전략을 쓴다. 돈에 관한 문제라면 차선의 선택을 하더라도 신속한 결정을 하는 게 좋고, 사람에 관한 일이라면 신중을 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마다. 자연이 빚는 경이로움에 겸손한 농부는 땀방울로 일궈낸 보람이 배가 된다며 입이 함박만해진다.


    섣부른 예단은 시기상조라는 전재아래 ‘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두 사람의 운명이나 상황이 같은 패턴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평행이론이 언론매체에서 언급되고 있다. 대선 후보로서 관심을 증폭시키고는 속내를 눈치 채일까 봐 꼭꼭 숨기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함은 어려운 때일수록 인재가 돋보인다는 말이지만 절재가 따르지 못한다면 불여귀거(不如歸去)와 다름 아니라며 들썩인다지요.  


    반(潘)총장의 방한 기간에 대선 후보처럼 말하고 행동해 놓고 막판에 출마에 뜻이 없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 ‘반반(半半)화법’은 어느 쪽에도 무게를 싣지 않으면서 민감한 주제를 피해 나가는 그의 특유화법을 ‘반반(潘半)화법’이라고도 쓴다. “확대 해석을 말아 달라”했지만, 정치권에선 그가 대선후보 출마 뜻이 없는 것으로 여기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사실상 대선출마를 선언해 놓고 닥칠 검증 공세에 시달릴 것을 우려해 ‘반반 화법’을 구사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UN사무총장의 5박6일 방한일정에 대한 외신의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보도 근거로 대선지지율 1위를 기록한 한국 언론보도를 제시하며, AFP는 그가 국내의 지지율을 즐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지난번 이코노미스트처럼 지루한 눌변(訥辯), 역사상 최악의 사무총장 등의 표현을 써가며 “한국 국민이 반 총장의 업적을 평가하기보단 사무총장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그에 대한 비판을 흘려듣고 있다”고도 했다. 총장의 정치적인 광폭(廣幅)행보에 대한 여야 잠룡(潛龍)들의 반응과 평가도 상이(相異)할 테다. 세계 대통령으로서 난처한 질문도 잘 빠져나간다고 얻어든 별명 ‘기름 바른 장어(鰻, ell)’처럼 명실상부(名實相符)할는지 지켜볼 일이다.


    중세종교법이 “성(聖)금요일에 육식을 금했기에 대용(代用)으로 물고기를 찾게 되고 대서양의 입이 큰 바닷고기가 금요일메뉴로 자리 잡자 고깃배들이 대서양 먼 바다로 떠나게 되고 항해술의 발달은 서인도제도를 발견하게 된 셈이다.” ‘바둑은 지더라도 패(覇)싸움에는 지지마라’는 말을 귀담아듣고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라’고 배웠다. 열정과 끈기만 가지고 있다면 뭐든지 해낼 수 있는 우리들이다.


    벗님이여~ 제 자신에게 일깨우려던 말입니다만, ​부모님께서 생존해계시거든 효도에 대해 생각하시고 즐겁게 해드리시길, 자녀를 둔 부모입장에선 더더욱 부모답게 행동하게 되기를…. 어느 누구나 때늦은 후회를 하지 않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입니다. 값비싼 요리가 최고의 음식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옆구리 터진 김밥일지라도 맛과 정성이 깃든 음식을 대접해드리고픈 우리네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미라보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우리들의 사랑도 흘러내린다./ 그러나 괴로움에 이어서 오는 기쁨을/ 나는 또한 기억하고 있나니,/ 밤이여 오라, 종(鐘)이여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여기 머문다.” 젊은 시절의 사랑, 그 아픔과 추억 속에 흘러가는 게 어찌 강물뿐이랴 마는… 사랑도 흘러가고 젊음의 한때에 아롱졌던 상실의 아픔과 좌절도 겪어낸 아폴리네르 노래다.


    2016년 7월호 Leader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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