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년하청(百年河淸)이라지만'

  • 박남석 | 2016.08.31 08:53 | 조회 1878


                          ‘백년하청(百年河淸)이라지만

    박 남 석 (7기, 전남대, 캐나다동부 ROTC연합회)  


    삼라만상(森羅萬象)을 섭리하심은 창조주의 뜻이지만, 아름다움을 다듬어내는 일은 비와 바람이 도맡은 임무였을 것이다. 작열(灼熱)하는 땡볕에도 수풀을 춤추게 하는 바람이 숨통을 트여준다. 한 줄기 시원스레 쏟아져 내렸으면 더위쯤은 금세 잊을 수 있으련만… 소낙비는 쇠등위에서도 가름을 한다.


    우리네 인생의 절반은 늘 새로운 것의 연속이었지만, 세월 참 빨리도 갑디다. 술 한 잔 걸치고 목청을 뽑으면 제법인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알코올에 힘입었기 때문에 그렇다지요. 사람들이 갖는 선입견은 지극히 단편적일 수도 있다. 너나없이 건강을 위해 절제된 식습관과 규칙적인 생활, 낙천적인 성격 등을 손꼽지만… 우리가 누리는 안녕이 얼마나 크고 감사해야 하는지 짐짓 간과(看過)해버리는 경우도 적잖다.


    집 건너 한 집이 치킨집이고, 두 집 건너 한 집이 밥집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계속되는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개점휴업인 곳도 부지기수라고 한다. 아무리 맛있는 메뉴에 길목 좋고 기발한 서비스로 소문났던 집도 사상누각(砂上樓閣)에 불과하다니 말이다.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는 노년층과 일하고 싶어도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층의 취업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현실은 경기침체의 그늘과 정도를 짐작케 하고도 남음이 있다. 3D업종에선 일손을 구하지 못하는 볼멘 목소리를 익히 듣지만, 글쎄 모두를 위한 진정한 대책은 언제쯤 마련될 수 있을는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3년 11월 중국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주변국과 친(親)하게 지내고 성의(誠)를 다하며, 중국의 발전된 혜택(惠)을 나누면서 포용(容)하겠다’는《親·誠·惠·容》‘외교 4대 기조(基調)’를 천명했다. 아무렴 말하긴 쉬워도 초지일관(初志一貫)하기에 여의찮은 경우가 없으란 법은 없는 줄은 안다. ‘업으나 짊어지나’ 그래도 그렇지


    한미 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전방위 압박에 나선 중국이 ‘신형대국’에 걸맞지 않은 ‘소국(小國)외교’로 국민적 자존심을 건드리는 자충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드는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 체계다. 무엇보다 논란의 시발점인 북핵과 미사일 위협이라는 사실을 희석시키려는 점을 주목해야만 한다. 전략적인 경쟁 속에서 미국의 압력이나 대중국 외교전의 일환으로 보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오도(誤導)하려는 술수(術數)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UN이 중재에 나서고 해결을 보여줄지는 전혀 다른 문제일지라도 말이다.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처한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보다 더 귀중한 것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 결사반대를 외치며 농성하는 주장에 귀 기울이면 북한의 핵위협보다 더 위험한 것이 사드에서 방출되는 전자파가 인체에 끼치게 될 유해성을 반대의 중심에 세우고 있다. 득어망전(得魚忘筌)의 경우는 차치하고라도 무엇을 잃고 얻어 보겠다는 심사인지. 유사 이래 모든 전쟁은 합리성에 근거하여 발발(勃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음을 상기해야 한다. 유비무환(有備無患). 그 어떤 위협에도 맞설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함은 지나침이 없을 일이다.


    공존공생(共存共生)해가는 세상을 추구하기보다는 증오와 갈등이 임계점(臨界點)을 넘어선 험악해진 세태가 안타깝기 짝이 없다. 국가 안보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하면서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서 지역 이기주의를 부추긴다. 내가 좀 더 양보하고 베풀기보단 모든 걸 휘저어 되돌리고 싶은 욕심이 어느 한 도시나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배척하는 노골적인 행위가 우리에게 넘어서야 할 산이 산 너머 산이라는 것도 일깨워 준다.  


    11월8일 미국의 대통령선거일까지 두어 달 남짓 남았다. “대통령후보들이 양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흐름까지 가세해 누가 대통령에 당선돼도 국민 통합을 이루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민주당의 힐러리나 공화당의 트럼프에게 호감을 갖지 못하는 유권자가 60%이상이라는 점이다. 여느 때보다 중원(中原)이 드넓다함은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고 표심(票心)으로 드러낼 미국의 지성이 대통령 후보를 교육시키기에 충분한 시간이다”는 뉴스미디어 시각이다. 삼가 여러분의 고견(高見)은?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였던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 번 켜지는 날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동방의 등불/ R‧타고르 - 


    2016년 9월호 Leader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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