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새해 새아침에

  • 박남석 | 2017.01.01 09:21 | 조회 1803

     

    ‘2017 새해 새아침에’

    박 남 석(7기, 전남대, 캐나다동부 ROTC연합회)

     

    “Winter Grips CANADA!” 오늘 조간신문의 헤드라인마저 꽁꽁 얼어붙었다. 올해는 육십갑자 서른넷째인 정유(丁酉)로서 닭띠이며 양력으로 ‘2017년 1월28일 ~ 2018년 2월15일’이 된다. 소망이 솟구쳐나고 건강이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은 보람찬 새해의 출발이 되길 기원한다. 세월을 탓하기보단 ‘꽃처럼 웃고, 새같이 노래하며, 구름처럼 자유롭고 여느 때보다 더 평화로운 나날이길 바라마지 않는 우리들이다.

     

    브라스벤드(Brass Band)에서 총출동하는 금관악기 가운데 높고 화려한 소리를 내는 호른(Horn)은 달팽이처럼 생겼고, 저(底)음역에 특화된 튜바(Tuba)가 그저 단순하기 짝이 없을 것 같은 트럼펫과 화음(和音)을 이뤄내 씩씩한 음률(音律)을 선물해준다. 숙련된 연주는 청중에게 감동을 안겨주지만 서툰 연주는 차라리 소음에 가깝다는 걸 알면서도 이제껏 작심삼일로 끝나버린 나의 도전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하루가 청한(淸閑)하면 하루가 신선인 것을(一日淸閑 一日仙)” 명심보감의 <성심(省心)편>에서 일러주는 말씀이다. 세상에는 듣기 좋고 아름다운 말도 많건만 대칭(對稱)을 이룬 표현이 빠짐없는 걸 보면 사람들은 실수를 밥 먹듯이 저지르고 엉뚱한 변명 찾기에 바쁜지도 모른다.

     

    “뒷사람이 지금 사람을 비웃는 건 지금 사람이 옛사람을 비웃는 것과 같다.(後之笑今 猶今之笑古)” 고려 말기에 삼봉(三峰) 정도전(鄭道傳)이 공민왕께 올린 상소문의 한 구절이라고 전한다. 사람들이 세상일에 의연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마는 선인(先人)들의 행적에 옳은 일만 어이 있을 수 있었겠는가. 행여나 마땅찮은 일은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내고 전철(前轍)을 밟지 않도록 노력해 나아갈 일이다.

     

    서설(瑞雪)이 내린 눈길을 밟고 사온 술맛은 갑절이나 향기롭고, 낚싯배에서 사먹는 물고기가 별미라고 에둘러가며 말한다지요. 백거이(白居易)는 묘시주(卯時酒)중에서 “佛法贊醍醐 / 仙方誇沆瀣 / 未知卯時酒 / 神速功力倍” [불법(佛法)이 찬미하는 제호(醍醐)와 선가(仙家)에서 자랑하는 항해(沆瀣)도 묘시주(卯時酒)에는 미치지 못하고 재빠른 공력(功力)이 배가(倍加)된다] 했다. ※註: 醍醐는 우유에 갈분(葛粉)을 섞어 쑨 죽, 沆瀣는 한 밤중의 이슬기운.

     

    “새해의 시작도

    새 하루부터 시작됩니다.

    어서 희망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사철 내내 변치 않는 소나무 빛 옷을 입고

    기다리면서 기다리면서

    우리를 키워온 희망

    어서 기쁨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시작을 잘 해야만

    빛나게 될 삶을 위해

    설레는 첫 감사로 문을 여는 아침

     

    서로가 복을 빌어주는 동안에는

    이미 새사람으로 거듭나는

    새해 새아침이여…

     

    - 이해인의 시 <새해 새아침> 중에서 -

     

    2017년 신년호 Leader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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