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가짐'

  • 박남석 | 2017.02.03 20:16 | 조회 1660

                                                                                       

    ‘마음가짐’

    박 남 석 (7기, 전남대, 캐나다동부 ROTC연합회)

     

    정유(丁酉)년 새해가 밝았다. 이래저래 핑계거리와 변명해야할 빌미가 많아진 자신을 발견하곤 깜짝 놀란다. 여의찮고 어수선할지언정 자신의 책임은 빠지고 남과 세상만 비방하고 있지 않는지? 격동의 한 해를 보내고 맞이한 새해는 산 너머 산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올해가 되었으면 한다.

     

    “내가 새로워지지 않으면 새해를 새해로 맞을 수 없다. 내가 새로워져 인사를 하면 이웃도 새로워진 얼굴을 하고, 새로운 내가 되어 거리를 가면 거리도 새로운 모습을 한다.”는 시인의 글이 가슴에 와 닿는다. 세상에 네 것 내 것이 어디 있나. 사용하다 말고 홀연히 떠나가는 것이 인생인 것을… 아래턱이 떨리는 추운날씨에는 따끈한 커피 한 잔을 나눠 마실 여유라도 지녔으면 오죽이겠다.

     

    카인과 아벨의 피 흘린 역사이래로 지구촌곳곳에선 유혈과 충돌이 멈춘 적이 없었다. 저 멀리 있는 것을 가깝게 보여주는 망원경과 미세한 것을 크게 보여주는 현미경도 있지만, 외모가 화려해도 마음씨가 언짢은 사람을 에둘러 “모란꽃은 고와도 향기가 없다”는 속담이 있다. 곱고 아름답지만 내면을 가꾸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금상첨화가 아닐는지요.

     

    ‘받고서 잠이 오면 선물이고, 잠이 뒤척거려지면 뇌물’이라는 선물과 뇌물을 구별하는 기준이 모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될 순 없음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음주는 흡연을 부르고 기름진 음식은 과식하기 너무 쉽듯이 파렴치(破廉恥)한 무리들은 적발이 되지 않으면 선물로 여기는 것을 공식처럼 여겨왔으니 말이다.

     

    “물이 부족해야 꽃이 핀다.”고 한다. 결핍이 창조를 낳는다는 것은 자연과 인간사의 평범한 이치이다. 세상을 살아가며 겪는 온갖 시련과 실패는 우리를 부유하게 만들진 않지만 인내의 지혜를 선물해준다. 불편함을 싫어하고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차안(此岸)에 부재(不在)하지만, 일상에 필요한 물건을 골고루 갖춘 만물상에도 내가 찾는 건 구할 수 없을지도 모를까 지래짐작해 본다.

     

    “책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 진리를 알게 해주는 지름길인데 두주불사(斗酒不辭)하는 주량을 자랑삼는 사람은 많아도, 독서량을 자랑하는 사람은 적다고 하지요.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명제들은 의외로 길거나 복잡하지 않다하지만 사람들은 멀고 복잡한 곳에서 답을 구하느라 너무 나이가 들어버린 뒤에야 그 깨달음을 얻는다.”는 지당한 말씀에 용기를 되찾는다.

     

    시공(時空)은 달랐어도 인디언 속담에 “말해주더라도 잊어버릴 것이다. 보여주더라도 기억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직접 경험한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고 한다. 신궁(神弓)을 꿈꾸는 제자에게 스승은 “먼저 쏘아라. 그런 뒤에 붓으로 과녁을 그려 넣으면 된다.”고 하신다. 완벽하게 준비하느라 막상 화살을 쏘아보지도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네들인 줄로 압니다.

     

    “간절하면 가 닿으리.

    너는 내 생각의 끝에

    아슬아슬 서 있으니

    열렬한 것들은 다 꽃이 되리

    이 세상을 다 삼키고

    이 세상 끝에 새로 핀 꽃 한 송이”

    - 김용택 시인, <꽃 한 송이> 중에서 -

     

    2017년02월호 Leader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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