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구저기(反求諸己)’

  • 박남석 | 2018.09.13 17:25 | 조회 144

    반구저기(反求諸己)’

    박 남 석 (토론토)


    우리 살아가는 일상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 두 번이랴” 예측(豫測)을 불허(不許)하는 기상변화가 비()정상의 일상화인가 싶더니만중동의 정치정세가 불안정해진 가운데 이를 놓칠세라 국제 유가가 오르고 덩달아 주유소의 기름 값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아예 당분간 떨어질 기미조차 없을 전망이라니 소비자는 속수무책이다.


    라면의 면발이 꼬불꼬불한 것도 이유가 있다는데 한정된 크기의 포장재 안에 최대한 많은 양의 면발을 담기 위해서란다또한 면이 부서지는 걸 막을 목적도 있지만 국수처럼 직선인 제품보다 꼬불꼬불한 게 파손 가능성이 덜해지고 면을 조리할 때 국물이 잘 스며들고 빨리 익는 장점도 있다고 한다면발은 어떻게 꼬불꼬불하도록 만드는 것일까했더니만 면을 뽑아내는 속도보다 뽑아낸 면을 받아내는 수송기의 속도를 느리게 하면 직선 형태의 면발이 정체 현상을 겪으면서 꼬불꼬불하게 된다.”고 얻어 들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축구와 야구 한국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내 병역특례 혜택을 거머쥔 가운데 해당 특례 제도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등 개선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특례 제도개선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개진되고 있는 반면 축구를 즐기지 못하고 젊은 선수들 병역면제가 제일 큰 바람이라는 염원에 오로지 승리만 바라는 탓도 있겠다승리의 기쁨 뒤로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아서일까만 특히 야구대표 선수 중 일부가 병역을 미룬 끝에 대표팀에 선발된 자격 논란이 불거져 반발이 커지는 모양새다최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정부가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까지 허용해주면서 병역의 형평성문제는 우리네 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병역미필 선수들이 이번 아시안게임 축구와 야구대표팀에 대거 합류하면서 병역 문제가 핫이슈로 떠올라 예술·체육인에게 혜택을 주는 병역특례 제도는 불공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해당 선수들이 국내외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활약한다면 국위 선양에 크게 나쁠 것은 없다병역 특례제도는 국위 선양과 문화 창달(暢達)’의 취지에서 도입됐지만병역 의무 형평성 측면에서 보자면 문제는 적잖아 보인다우리나라의 군(복무제도는 현역병상근예비역전환복무(현역), 사회복무요원예술·체육요원전문연구·산업기능요원승선근무예비역으로 나뉘며 예술·체육요원 특례는 1973년 처음 도입됐다.


    프랑스 AFP 통신은 아시안게임을 빛낸 선수 TOP5’를 선정했다. ‘6관왕으로 대회 MVP를 차지한 일본의 이케에 리카코를 포함해 손흥민도 명실상부한 아시안게임의 최고 스타 중 한 명이었다. AFP는 손흥민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획득 여부는 대회의 제일 큰 관심사 중 하나였으며 토트넘의 스타는 21개월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서 반드시 금메달이 필요했다고 보도했다그 동안 국가대표로서 월드컵 때 패해서 분루(憤淚)를 삼키는 모습만 보이다가 이번 AG결승전 패배로 병역혜택 못 받았으면 하늘도 무심(無心)하다며 낙심천만(落心千萬)이었을 것 같은데.


    병역은 두 번째였고 국가에 우승을 안기는 게 먼저였다는 공중파(空中波)방송을 의식해 속마음을 감춘 발언은 너무나 뜻밖이었다누구를 막론하고 의외의 환경에 부딪치는 것은 늘 설레면서도 긴장되는 순간이기도 하다설사 이미지 관리를 의식한 답변이었다 하더라도 진심이라 믿어주고도 싶고충분히 이해할 순 있다행여 반구저기(反求諸己)’ 들먹이기보단 더더욱 노력하고 발전해가는 선수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너와 나 나라 지키는 영광에 살았다 전투와 전투 속에 맺어진 전우야~! / 산봉우리에 해 뜨고 해가 질 적에 부모 형제 우릴 믿고 단잠을 이룬다.”며 행군(行軍속도에 맞춰 목청 높여 부르던 엊그제 같은 젊은 시절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지만이제와 우리에게 아쉬움이나 후회는 없다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떳떳한 보람과 자랑스러운 추억들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며 정신건강을 지켜주는 줄 알랑가 몰라?


    거센 바람 부는 아침 부슬비 내리더니 수놓은 비단 같던 수풀 절반은 비었네 이미 온 산은 가을빛을 거두고서 남은 붉은 잎을 푸른 물에 띄우네’ 

    (“朝來風急雨濛濛 錦繡千林一半空 已作漫山秋色了 殘紅與泛碧溪中”)


    2018년 914 KR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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