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人事)가 만사(萬事)’

  • 박남석 | 2019.05.01 07:45 | 조회 757

    인사(人事)가 만사(萬事)’

    박 남 석 (토론토)


    청보리 물결 일으키는 봄바람의 나비효과가 꽃바람 되어 피어나는 계절이다연둣빛 숲이 우거진 앞산을 가리키는 우리들의 손가락은 자신의 반대쪽을 향하게 마련이다일상의 대화에서 안줏감 삼듯 ‘~때문에를 앞세우려들지 말고거울에 비춰진 자신인 줄도 알아야겠다하물며 희랍신화에서는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몰래 훔쳐다줬다고 들끓던 분노를 다스리지 못한 제우스는 복수를 하기위해 여자를 창조했다.”고 핑계 삼았다지만… 아무렴.


    절실한 마음으로 인재를 구하되비록 내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도 나라를 위해 등용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고 중요한 업무일 테다. ‘특별하고 남다를 게’ 없어도 생각은 낯선 것에 대해 쉽게 가질 수 있는 선입견이겠고나이 들어갈수록 기호(嗜好)가 까다로워짐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인간이 더불어 가며 삶을 영위하는 방식이지만훌륭한 인재(人才)를 가려 적재적소에 등용(登用)해야 사회도 국가도 번성하게 됨을 일러주는 사람의 일이 곧 모든 일이다는 인사만사(人事萬事)’의 중요성은 결코 과소평가되어선 아니 될 일이다.


    BC 90년경에 고대 중국을 무대로 역사와 인간을 탐구한 사마천은 사기(史記)에서 전한(前漢)의 장군 이광(李廣)을 칭송하며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복숭아나무와 자두나무는 말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꽃과 맛있는 열매가 있어 사람들이 모이므로 그 나무 아래는 저절로 길이 생긴다.(桃李不言 下自成蹊)” 다시 말해서 덕행(德行)이 있는 사람은 잠자코 있어도 그를 사모(思慕)하여 사람들을 감화시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공원산책길을 걷다 벤치에 앉아 햇볕바라기를 하자니 따스한 봄볕이 참 좋다불과 100 전까지만 해도 불가능하리라 여겨졌던 일들이 수많은 과학자들의 협력과 광학(光學)기술에 힘입어 이뤄낸 희소식이다지구에서 빛이 2억 9,979(2,458m/s) 속도로 진공상태에서 365일 동안 달리는 거리 × 5,500만 광년(光年,light-year)거리에 있는 M87은하중심부에 존재하는 블랙홀(Black hole)’의 실제사진을 우리들이 구경하는 행운을 누리게 될 줄이야꿈보다는 해몽(解夢)이 아닌 과학과 합리적인 추론(推論)의 힘과 가치를 재()인식 하는 오늘이다.


    저잣거리에 떠도는 풍문은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 들어오듯이 침소봉대(針小棒大)됐거나 아니면 말고하기에 바쁘기도 한다베풂으로서 받고용서함으로써 용서받는 이들이 겪은 경험과 생각하는바 저마다 다를 테다여의찮은 어떤 사정이 있었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합리화하려고도 든다들춰내면 쓰라리고 암담한 삶의 속살들이 불거지면 남들은 뒤돌아서 비웃지만 당사자는 남들을 주제 파악도 못한 함량미달이라고 혼잣말처럼 구시렁댄다.


    선민의식(選民意識)같은 우월한 도덕주의도 세상과 괴리를 빚는 연극 같은 세상사지만구구절절 노랫말에는 거짓됨이 없음을 깨닫고도 남음이 있는 우리들이다. “한 송이 떨어진 꽃을 낙화가 진다고 서러워 마라 한 번 피었다가 지는 줄은 나도 번연히 알면서도 모진 손으로 꺾어다가 시들기 전에 내버리니 버림도 쓰라리거늘


    짜증을 내어서 무얼 하나 성화를 바치어 무엇 하나

    속상한 일이 하도 많은데 놀기도 하면서 살아가세

    니나노 릴리리야 릴리리야 니나노 얼싸 좋아 얼씨구 좋다

    벌 나비는 이리저리 훨훨 꽃을 찾아서 날아든다.

    *

    거짓말 잘하면 소용 있나 진정을 다한들 쓸데 있나

    한번 속아 울어봤으니 다시는 속지 않으리라

    니나노 릴리리야 릴리리야 니나노 얼싸 좋아 얼씨구 좋다

    벌 나비는 이리저리 훨훨 꽃을 찾아서 날아든다.”

    [창부타령의 노랫말에서]


    2019년 426일 KR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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