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이 오는 소리’

  • 박남석 | 2020.09.03 14:00 | 조회 36

    ‘9월이 오는 소리

    박 남 석 (7전남대캐나다동부 ROTC연합회)


    양쪽 어깨가 쑤시고 이곳저곳이 결린데도 삭신을 끔찍이 아끼시는 분들은 떨어지는 낙엽도 피해간다는 세상이다. 35°C를 오르내린 무더위에 진땀을 뻘뻘 흘렸지만 어디선가 들려오는 매미소리에 시원해짐을 느끼기도 했다너른 들녘이 온통 황금빛으로 무르익어가는 자연의 섭리가 새삼 경외심(敬畏心)을 갖게 한다.


    팬데믹(Pandemic) 여파로 의료서비스 전반이 곳에 따라 제한적이나마 건강 검진과 진료는 중단되고 수술은 취소 아니면 보류된 경우가 적잖다한동안 안정세를 되찾는듯하던 COVID-19은 고도의 지능이 있는 것처럼 기존의 방역망에 막히자 약한 고리만을 노리며 확진자를 양산(量産)시키는 모습이다우리 모두 경계하는 마음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방역수칙 준수와 위기상황 극복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머지않아 과학자들이 치료제나 백신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점에 상당히 자신을 갖고 있지만지금 당장 100% 확신하느냐고 여쭌다면 글쎄라고 답할 것이다. “우리가 사회적 거리두길 유지하고손을 자주 깨끗이 씻고대중교통이나 상점 등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를 쓰는 등 현재의 접근법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나만 아니면 괜찮다는 이기적인 생각이 문제를 유발시킬는지도 모를 일이다국민 스스로 나 하나쯤이야하는 생각을 불식(拂拭)시키기 위해서라도 꺼진 불도 다시 살펴보았으면 한다.


    일상에서 우리들은 우스갯소리로 잘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SNS(소셜미디어등에선 역시 똘똘한 한 채강남 불패” “국민에겐 강남 살아야할 필요가 없다면서 엉뚱한 집 팔고 생색을 낸다”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며 이건 뭐 김치를 먹으면 SARS에 안 걸린다는 생뚱맞은 광고를 보느니만 못하다고도 한다재산 증식의 첫걸음은 호박밭일 때 그 땅을 사뒀어야 한다는데… 총선에선 절대다수를 차지했어도 불안감에 콩닥콩닥 가슴조이는 어공늘공의 당랑거철(螳螂拒轍)하는 모습이 거시기해 보이기도 한다.


    밀물·썰물인지를 가려낼 줄 알아야 하지만, ‘물 들어올 때 노(젓는다!’고 한다너무나 당연한 말이 돋보여지는 것은 무슨 일 일까노르웨이의 비영리단체 EAT가 식습관과 건강기후변화의 원인과 결과를 분석·발간한 미래를 위한 식습관’ 보고서에 따르면 G20의 1인당 음식물소비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구가 감당해내기 버거울뿐더러 모든 사람이 지금과 같은 음식물 소비를 계속한다면 2050년에는 해당 분량의 식재료를 생산하기 위한 지구가 2~3개쯤 더 필요하다니 쓸데없는(?) 걱정꺼리가 앞장서기도 하려든다.


    지난 81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며 사흘간 쉴 수 있다는 소식에 일부 누리꾼들은 “4일 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면서 3일 쉬는지 4일을 쉬는지 궁금했던 누리꾼들은 포털사이트에 사흘을 검색하기 시작하며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등극시켰다고 한다사흘은 3일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사흘의 를 사()로 잘못 여겨서 빚어진 촌극으로 보인다()우리말로 이르면 하루(1), 이틀(2), 사흘(3), 나흘(4), 닷새(5), 엿새(6), 이레(7), 여드레(8), 아흐레(9), 열흘(10)’이고 사나흘(3~4)’이 되겠다.


    생로병사(生老病死)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네 일상의 삶은 늘 변화무쌍한 세파를 헤쳐 나가기에 급급했지만 잠재의식 속엔 삶의 본질적 무게에 대한 고민이 끊임없이 이어진다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나이 들어갈수록 외로워지고 어차피 자기 혼자서 맞닥뜨리는 순간을 맞게 된다지인에게 전화를 하면 한 뒤 침묵하는 경우는 난감하기 짝이 없다짧은 단답(短答)에는 나는 용건이 없고 당신은 용건이 있을 테니 말씀해보시라는 느낌이 내포되어 있음을 짐작케 하고도 남음이 있다앞장이 클지 뒷장이 커질는지 모르지만쿨쿨 잠자다 말고 떡 얻어먹는 경우도 있다던데 말이다.


    우리가 괄목할만한 발전과 변화를 거듭하는 세상을 살아오면서 느끼는 것은 불변의 진실이라고 굳게 믿던 사실이나 가치들도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는 거다지금 눈앞에 펼쳐진 현실이 진실 그 자체라고 단정하는 것쯤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다그러나 거기에서 머물지 않고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것들이 누구에 의해 어떤 경로를 통하여 그 자리에 존재하게 되었는지 거침없이 반문하고 끊임없이 도전할 줄도 알아야 하겠다


    얻어들은 ()”의 노랫말을 흥얼거리며 삶을 반추해본다. ‘전가(傳家)의 보검(寶劍)’을 지녔다고 행여 우쭐대지 말자마음을 편하게 갖고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내려고 애쓰자생각을 보다 넓혀보면 세상에 감사하지 않는 일이 어디에 있고후회스런 귀퉁이가 없을 수 있을는지요어김없이 찾아오는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자연현상처럼 해결될 것 같지 않은 COVID-19위기상황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해결 돠어 가는 선순환작용이 일어나기를 기대해본다.


    살다보면 알게 돼 일러주지 않아도

    너나 나나 모두 다 어리석다는 것을

    살다보면 알게 돼 알면 웃음이 나지

    우리 모두 얼마나 바보처럼 사는지

    잠시 왔다 가는 인생 잠시 머물다 갈 세상

    백년도 힘든 것을 천년을 살 것처럼

    살다보면 알게 돼 버린다는 의미를

    내가 가진 것들이 모두 부질없다는 것을

    ​⦁ ⦁ ⦁

    살다보면 알게 돼 알고 싶지 않아도

    너나 나나 모두 다 미련하다는 것을

    살다보면 알게 돼 알면 이미 늦어도

    그런대로 살만한 세상이라는 것을

    잠시 스쳐가는 청춘 훌쩍 가버리는 세월

    백년도 힘든 것을 천년을 살 것처럼

    살다보면 알게 돼 비운다는 의미를

    내가 가진 것들이 모두 꿈이었다는 것을

    모두 꿈 이였다는 것을


    2020년 9월호 Leaders’ World


    수정 삭제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