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쓸·신·잡”

  • 박남석 | 2017.09.01 22:00 | 조회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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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雜學)사전 -

                                                      박 남 석 (7전남대캐나다동부 ROTC연합회


    노을 진 서녘하늘이 참 아름답다추억은 아스라한 기억에서 그리움을 한껏 느끼고그리움 때문에 기억은 살아 숨 쉴 수 있지 싶다한여름 뜨겁게 달아오른 속을 시원하게 적셔주는 막국수 한 그릇의 구수하면서도 쌉싸래한 메밀 면()과 개운하고 감칠맛 나는 멸치육수의 기막힌 조합이 불현듯이 입맛을 당긴다


    올여름  연일 국지성호우와 폭염이 이어지고 열대야(熱帶夜)때문에 밤잠을 설쳤지만인간의 어리석음과 과욕이 자초(自招)한 기후변화는 차치(且置)하고라도 어느덧 조석(朝夕)으로 찬 기운이 창문을 드나든다이래저래 두 말하면 쓸데없는 잔소리처럼 들리기 십상인 줄 알지만삼천리금수강산에 비교해 봄이 한발자국 늦게 오는 여기는 가을이 두 발자국쯤 빨리 찾아든 느낌을 떨쳐버리기 여간 쉽잖다하긴 뉴파운드랜드대서양동부중부산악태평양의 시간대(時間帶)에 걸친 곳이라서 어디에 발 딛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다를 테다


    오죽이면 뺨맞아가며 훈수두기를 마다하질 않았을까마는대국(對局)에 몰두하는 사람보다 관전(觀戰)하는 분들의 판단이 객관적인 경우가 많다. 특히 레드라인(Red-line)에 대해 각 국가들마다 NCND, 시인도 부인도 하려들지 않는다아무렴 꿀 먹은 벙어리인가도 싶지만 속 깊은 듯해도 유치찬란한 면도 없진 않을 테다셈법이 서로가 다른 기만전술(欺瞞戰術아니면인간의 뇌()가 적은 노력으로 많은 결과를 얻으려하는 줄도 모르는바 아니다


    뚜렷한 대비책 없이 실직으로 내몰린 비정규직의 해고를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라는 말로 포장하는 것처럼눈 가리고 야옹하는 우리도 걸핏하면 *다방에서 커피만 마시는 게 아니라 문화를 소비한다고 말하려든다한국 정부에서 내세운 대화와 제재(制裁)의 병진(竝進)’과 북한정부에서 철통같이 주장하는 ()실험과 경제발전의 병행(竝行)’에는 이율배반적인 면이 도사려 양립(兩立)할 수 없다는 의견이 뜻있는 사람들 초미(焦眉)의 관심사다


    민주사회에는 지난 잘못을 새로운 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형벌불소급(刑罰不遡及원칙이 있고법에 없는 행위는 처벌할 수 없다는 죄형법정주의(罪刑法定主義)’가 있다정치 또한 지지자들로만 국정을 이끌어갈 순 없는 법이다자신을 한때 경계했거나 반대한 사람들의 동의와 협조도 필요한 것이다반대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으려드는 독선기신(獨善其身)과 자화자찬(自畵自讚)은 단절과 갈등을 확산시켜내는 반면 국민들의 입장에선 새로운 위기의 전조(前兆)처럼 지래짐작하기 너무 쉽기 때문이다


    흑묘백묘론(黑猫白描論)’ 기치로 내세운 작은 거인 덩샤오핑(鄧小平)이후 중국의 정치적 관행은 한 세대를 건너뛰어 다음 세대의 지도자를 낙점하는 격대지정(隔代指定)’ 방식으로 정치권력을 이양시켜왔다. “중국의 꿈(中國夢)과 강군몽(强軍夢)을 함께 실현해 나가자!”는 시()주석의 군대 장악력이 마오쩌둥(毛澤東)에 버금가는이미 덩샤오핑을 넘어선 절대 권력의 정도라고 전하는 뉴스에 따르자면 이번 19차 당 대회에서는 시진핑 사상이 공산당 당헌(黨憲)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그가 북핵(北核)을 없애겠다고 북한 정권을 무너뜨릴 수 없다는 전략을 주도하며 한국에 대한 사드보복을 주도하는 것도우상화 단계까지 이른 시진핑 체제가 한반도에 어떤 풍파를 몰고 올는지 걱정이 태산이란다


    나치의 광기(狂氣)와 착란(錯亂)이 난무하던 시기에도 야만적인 폭력에 맞서는 용기가 인간에게 있음을 보여준 스필버그감독의 영화쉰들러 리스트(Schindler’s List)는 우리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탁언(託言)이나 다름이 아니었다요동치는 동북아시아 정세가 넘어선 안 될 레드라인의 임계치(臨界値)’에 거의 다다랐다는 상황인식 속에서 종전과는 차원과 강도를 달리하는 전략적 변화가 가시화해가는 즈음이다


    한국은행이 17회계연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8%로 올렸다지난 4월에 이은 두 번째 상향조정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로 대표되는 IT 산업이 성장을 이끌어낸 셈이다일각에선 반도체에 기댄 경제성장의 호황(好況)이 얼마나 지속될까?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끌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산업을 더욱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이 다분하다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과도하게 이뤄지고 있어 오는 2019년에는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 호황도 머잖아 끝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하늘이 하늘 노릇하기가 어렵다지만 4월 하늘만 하랴. 누에는 따뜻하길 바라는데 보리는 춥기를 바란다집을 나선 나그네는 맑은 날씨를 바라고 농부는 비 오기를 기다리는데 뽕잎 따는 아낙네는 흐린 날씨를 바란다.”는 표현이 회자되고 있다저마다 입장에 따라 바라는 것과 생각하는 게 다르다는 의미일 테다하찮은 나비의 날갯짓이 언젠가 태풍을 일으킬 수 있음을 에두른 나비효과도 있다뜬구름 잡으려는 허튼 꿈 얘기라며 귓가에 흘려듣기보단 불감청(不敢請)일지언정 고소원(固所願)이다.’ 


    골짜기 그윽하고 기이하여 숲 기운은 향기로운데갠 날 구름은 맑고 밝으며 비 올 때는 서늘하지(洞壑幽奇林氣香 晴雲晶白雨雲凉인간세상 한여름의 열기 이르지 않아솔바람에 베개 베고 학의 꿈을 길게 꾸노라(人間炎署蒸不到 一枕松風鶴夢長산을 탐해서가 아니라 우연히 산에 사는 것일 뿐산중에 흐르는 물 굽이굽이 돌아드네(不是耽山偶住山 山中流水曲灣灣)” [명대(明代)화가 이일화(李日華)의 죽나삼절(竹懶三絶)에서]


    2017년 9월호 Leader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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