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신 잡는 해병”(Ghost Catching Marines)

  • 박남석 | 2020.07.09 14:17 | 조회 766

    귀신 잡는 해병”(Ghost Catching Marines)

    박 남 석 (토론토)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1950년 625일 새벽 쏘련제 T34탱크를 앞세운 북한군에 의해 발발(勃發)된 한국전쟁은 동족상잔(同族相殘)의 참극(慘劇)이었다한반도에서 우리는 준비하지 않은 전쟁을 겪음으로서 값비싼 대가를 치렀음은 물론이다헤아리기조차 버거운 수많은 인명피해와 이산가족의 가슴에는 천추(千秋)의 원한(怨恨)으로 남게 되었다.


    국가의 존망(存亡)이 위태로울 때 몸 바쳐 싸우신 우리의 순국선열(殉國先烈)과 호국영령(護國英靈)들을 기리며 자유와 평화를 위한 희생과 물심양면(物心兩面)으로 기꺼이 도움을 펼쳐주신 UN과 참전16개국의 용사 여러분께 삼가 진심어린 감사의 마음 먼저 드린다.


    우리는 한국을 도와 꼭 이겨내야만 하고 그럴 가치가 있습니다.”는 전문을 전 세계에 타전(打電)한 마가리트·히긴스(Maguerite Higgins, 뉴욕 헤럴드·트리뷴의 종군여기자)가 총탄과 포탄이 빗발치는 전투현장을 누벼가며 르포기사를 써 세계에 알린 그녀를 잊지 않아야한다. 1950817일 대한민국 해병대의 최초 단독작전인 경남 통영상륙작전에 동행 취재하여 탈환소식을 전한 그녀는 “Unbelievable; They might capture devil”이라고 타전했다. “한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이다는 자긍심과 빨강색 명찰에 팔각모(八角帽)의 한국해병대의 자랑스러운 애칭 귀신 잡는 해병(Ghost Catching Marines)’은 여기에서 유래했다.


    누구처럼 사는 게 아니라 자기답게 살았던 Higgins기자는 인천상륙작전에도 연합군과 동행 두려워하는 기색도 없었다고 한다. 1951년에 저술한 책WAR in KOREA에서는 참혹한 전쟁의 참상과 한국인들이 처한 고난을 상세하게 기록하여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그녀의 투철한 기자정신과 노력에 여성 최초의 퓰리처(Puritzer)()을 수상하는 영예도 누렸으나 1965년 라오스 취재에 나섰다가 풍토병을 얻어 이겨내지 못하고 1966년 45세의 파란만장한 삶을 애석하게도 마감했다그녀의 유해는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우리가 읽은삼국지(三國誌)에서 제갈량(諸葛亮)이 중국역사상 최고의 리더로 손꼽히는 이유는 겸손과 절제(節制그리고 따뜻한 마음이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았기 때문이 아닐까비록 깨달음에 이르는 길은 멀고 까마득했을지라도 세월이 흐를수록 사람들의 심성(心性)이 까칠해지고 변덕을 다스리질 못했을지언정 하늘이 못살게 하진 않을 거라고 믿어마지않는 우리들이다.


    오늘 CP24 뉴스에 따르면 Ontario Premier Doug Ford says he has no firm date or timeline for when the province can move to the third and final stage of reopening its economy, saying he doesn’t “have a crystal ball” and wants to avoid the surge in cases seen in some U.S. states.” COVID-19의 재()확산 조짐이 팽배해진 가운데 주민건강과 안전을 염려한 정부당국의 고뇌(苦惱)에 찬 발표로 이해된다지구촌이 혼란스럽고 경제·사회적 어려움이 이어지니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개인의 삶 또한 인내심을 요구받는다.


    자신의 이름보다 그의 저서 홍길동전(洪吉童傳)이 더 잘 알려진 조선 중기의 문신(文臣)인 허균(許筠)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당대(當代)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불온(不穩)’ 생각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줏간 앞을 지나면서 크게 입맛 다신다고 에두른 도문대작’(屠門大嚼)의 말뜻이 예사롭질 않다유배지에서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밤을 새우다가 음식 목록을 펼쳐보며 굶주림을 잠시나마 잊어보려 했다니 그 심정이 오죽했을까배고픈 사람을 미혹(迷惑)시키는 상황에 초연(超然)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걸출했던 인물이 태양에 바라면 역사가 되고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지요개혁의 꿈을 펼치지 못한 채 비운의 삶을 마감한 허균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모함과 비난을 들어야했다가식(假飾없이 솔직했으며시대를 앞서가는 사상으로 불화를 빚은 결과로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 그의 진짜 이야기는 무엇일까?


    2020년 709일 KR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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