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새 아침을 열며 (리더스월드 1월호)

  • 관리자 | 2007.01.13 01:37 | 조회 2257

    새해 새 아침을 열며

    박 남 석 (7, 전남대)

    창조주의 섭리하심에 경외심을 갖는 새해 새 아침입니다. 소망의 눈길 머물 곳에 평화가, 힘찬 발길을 내딛는 곳엔 희망이 성큼 다가왔으면 참 좋겠습니다. 행여 앉으면 서계신분이 부럽고, 서있으면 앉아계신 분의 처지를 부러워하는 까마귀의 두 마음은 봉홧불에 산적을 굽고, 소매가 긴 김에 춤을 추고 싶어합니다.

    닷 돈 추렴에 두 돈 오 푼 내고서도 눈 흘기고, 혀를 차며 주먹을 불끈 쥐길 서슴지 않던 경험이 없잖습니다. 저마다 감출 수 없는 빼어남을 겨루고, 서로의 생각과 기준이 다르다고 하여 시쁘게 여기고 장판방에 콩 쏟아 부을 일은 더더군다나 아닙니다. 아무려니 입으로 꿀 같은 말을 했어도 그러하려니 이해해야 할 세상에서 달 따러 갔던 태백은 취하고 취하여 얻는 즐거움을 깨어있는 사람에게 전하려 말라.고 했답니다. 자고로 지음(知音)을 아낀다는 것이 그래서 갸륵한 일이라고 여기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차지국(車遲國)의 호력대선(虎力大仙)이 소변으로 성수금단(聖水金丹)을 만든 것은 명나라의 세종(世宗)이 어린아이의 오줌으로 젊어지는 약을 만들었던 사실을 비꼬아 풍자한 것을 아는 사람은 알고 있습니다. 후진타오(胡錦燾)중국주석은 미-중 관계개선의 흐름을 이백의 행로난(行路難)에서 마지막 구절을 인용- 긴 바람 거친 물결 만나는 날, 구름 같은 돛 달고 푸른 바다를 건너리라. (長風破浪會有時 直掛雲帆濟滄海)-하여 우회적인 많은 말들을 대신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세상이 발전했어도 해학의 넘치는 말맛은 많은 생각을 낳게 합니다.

    격려의 말 한마디에 고래도 춤을 춘다는데 세태의 염량(炎凉)은 예나 제나 크게 다를 바 없었던 모양입니다. 구름 타고 하늘을 유람하듯 행복한 삶으로 보여지는 세상 인심일지라도 소유로서 존재를 확인하며 앞섶을 여미지 못하는 마음이라면 짐짓 군소리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처지가 어려워진 이웃을 생각하며 입에 맞는 떡도 함께 나눌 줄 알고, 힘겨운 일에 작으나마 도움의 손길을 펼치는 용기가 왠지 아쉬운 현실입니다.

    바쁠 일이 없거나 한가하지 않아도 신은 일생 동안 항상 푸른 하늘을 주시거나 꽃밭 길을 주시기로 약속하지 않으셨다. 비 없는 해, 슬픔 없는 기쁨, 고통 없는 평안을 주시기로 약속하지도 않으셨다. 그러나 신께서는 하루를 위한 힘, 노동을 위한 휴식과 어두운 길을 밝히기 위한 빛, 시련을 극복하는 용기,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영원토록 죽지 않은 사랑을 주기로 약속하셨다. / 애니 존슨 프린트

    여러분의 소망과 확신을 가슴으로 허물어 내리지 않는 한 해가 되길 빌어 마지않습니다. 마음이 함께 하지 않으면, 보여도 보지 못하고 들려도 듣지 못한다는 세상에 조금쯤 손해 보는 것이 곧 복()이라는 끽휴시복(喫虧是福)의 잠언(箴言)은 행복의 가치를 다시금 발견하게 합니다. 우리들은 한번 죽고 한번 사는 삶에서 사귐의 정을 알고, 본받고 지켜 나아갈 태도와 우정을 돈독히 키워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ROTCian입니다. 뛰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인사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캐나다 토론토에서 박남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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