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사불출문(好事不出門)이라더니..."

  • 박남석 | 2016.07.14 15:12 | 조회 1779

    “호사불출문(好事不出門)이라더니…”

    박 남 석(토론토)

     

    그리스의 철학적 성찰과 로마의 실천적 전략을 바탕으로 현실에 적용 가능한 인문학의 효용과 가치는 ‘숙고하는 삶’과 ‘행동하는 삶’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한다. 개살구도 맛들일 탓이라고 하지만 먹고 난 뒷맛은 탐탁찮을 수밖에 없다. 덕(德)은 인간내면의 가치이며, 겸양(謙讓)의 모습에서 비롯됨은 되돌아보게 된다.

     

    평생을 두고 공부하는 자세를 버리지 않고, 고매(高邁)한 인격을 쌓아올리며, 자신에 대한 예를 낮춘다는 것은 낮은 곳에 있어 자기의 본분에 충실한 땅처럼 스스로 겸손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욕심이 앞장서서 바라기만하는 경우도 없진 않아 보인다. 알량한 그 자존감(自尊感)을 인정받지 못했다고 자의(自意)로 해석한 나머지 서운해 하지나 않았으면 그나마 다행이련만….

     

    사람들은 꿈나라에서 종횡무진하고 삼시세끼 골라먹는 재미에 입이 호강하는 경우가 있었을지언정 장날마다 꼴뚜기는 아닐 테다. 여럿이 추렴하는 계모임에서 마시는 술을 마치 자기가 대접하는 냥 생색내는 ‘계주생면(契酒生面)’은 삼갔으면 오죽이겠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다손 치더라도 스스로 자조(自嘲)하는 데 익숙해질 일은 더구나 아니다. 눈앞이 안개 길처럼 희뿌옇다면 조상님의 제사를 못 지내고 말 일이지 남의 떡으로 제사지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셈이기 때문이다.

     

    글을 써내려가다 보면 생각이 막힐 때가 있는데 콩팔칠팔 애꿎은 소리도 심심찮게 들어야하니 이를 어쩐다지요. 설령 입이 비뚤어졌어도 말은 올바로 했으면 좋겠다. 지난세월 우리들이 성장해오며 너나없이 보릿고개에 시달렸고, 뒤늦게나마 흑백TV를 시청도 했지만 교육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과 인격을 함양시켜주었다. 부질없는 세상을 원망에서 벗어나 삶의 궁극적 의미에 대한 자문자답(自問自答)이 필요한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진정한 행복을 위한 길이 무엇이며 상부상조해가는 일에 대한 고민도 절실해야하지 않을까.

     

    배달민족의 우수성이 만방(萬邦)에 알려지고 있지만 갈등은 커지고 세대 간에 건널 수 없는 강을 두고 있어서는 서로 발전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치워버리고 싶었을망정 갈피를 잡을 수 없게 우물쭈물 어눌한 변명과 말 바꾸기는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져들기가 쉬워 보인다. ‘도붓장수 개 후리듯이’ 하면 할수록 어깆대는 경우도 없진 않을 터이나 “돌다리도 두드려가며 건너라”는 속담이 다시금 생각을 일깨워준다.

     

    강희제(康熙帝)의 만한전석(滿漢全席)에서 저마다 입맛을 다셨다는 진수성찬도 세끼 반(半)일 테다. 마시면 몸에 좋고 장수한다는 도소주(屠蘇酒)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서로 권하며 나눌 줄 아는 균형어린 식단이 슈퍼 푸드가 아닐는지. 두개의 주련(柱聯) 중 하나를 거꾸로 매달아놓으면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루게 하는 주술적인 의미가 있다고도 하더라마는… 믿거나 말거나.

     

    “스트레스를 엉뚱한 곳에 해소하거나 안절부절못하고 짜증을 내는 경우 등도 모두 ‘분노조절장애’의 일부라고 볼 수 있지만, 대부분 자신이 처한 상황이 기대처럼 되지 않아 좌절하거나 무력감을 느끼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만성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린 끝에 짐짓 자신도 모르게 원인과 동떨어진 상황에서 화풀이대상으로 삼아낼 수 있다.”고 불특정다수에게 일러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여겨주시라며 이해를 구하고서는 중언부언(重言復言)하시니 거참이다. “들은 귀는 천 년이요, 말한 입은 사흘이다.”고 한다. 긁어 부스럼 만들 일은 결코 아닌 줄 안다. 하오나 뜬금없는 일을 빌미삼고 ‘아니면 말고’ 태도는 글쎄다. 우리는 스스로 반성하며 겸손히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의 자세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 우리사회의 크고 작은 공동체가 장마철에 오이 크듯이, 튼튼히 성장해 나아가길 바라는 오롯한 마음에 변함이 없길 바란다. ♬“You may say that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2016년 7월14일 KR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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