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 새로운 시작”

  • 박남석 | 2018.05.31 07:35 | 조회 200

    평화새로운 시작

    박 남 석 (7전남대캐나다동부 ROTC연합회)


    연둣빛인가 싶더니만 초록으로 피어나는 자연의 조화를 눈여기며 경외심(敬畏心)을 갖는다해마다 피어나는 꽃의 모습은 똑 같으나그 꽃을 보는 우리의 모습은 한결같지를 않다고 한다물소리 새소리 따라 걷는 공원산책길에 들어서면 온갖 새들의 지저귐과 꾀꼬리 같은 노랫소릴 덤으로 얻어듣는 호사를 누리며 충만해진 느낌이 찾아든다. ‘삶이란 봄이 아니라 봄이 지나가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고젊음이 사라질 때면 아름다움을 생각나게 한다.’는 지혜와 성찰의 말씀이 귓가를 맴돈다.


    평화, 새로운 시작을 주제로 남북 두 정상이 머리를 맞대고 환영과 배려를 아끼지 않는 모습에 감격스러움이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세상 살다보면 꿈에 떡 얻어먹는 경우도 있나보다남북 두 정상 간의 비핵화(非核化합의에 대해 중요한 진전이 있긴 했지만아직도 모호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섣부른 낙관이나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이르다는 조심스런 관측이다북미 정상회담에서 핵 폐기 합의가 이뤄지고 로드맵에 따라서 실천까지 이루어져야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이제 그 첫 단추를 끼웠을 뿐이다.


     대통령은 지난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의 의미에 대해 여러 차례 북미회담을 위한 징검다리라며 북미회담의 중요성을 언급해왔다또한 ··미 정상회담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무엇보다 확실히 진행해 나가는 게 중요할 터이고 여러분의 궁금증은 차고 넘쳐난다정치는 우리네 삶의 중요한 부분임을 실감케 한다희망과 기쁨을 남·북한 국민은 물론 지구촌의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공유(共有)할 수 있길 바라마지 않는다.


    우리는 한국전쟁휴전이래 언제 재발할지도 모를 전쟁위기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분단국가이자 휴전상태에서 총부리를 겨누는 멍에를 안고 살아왔다일촉즉발(一觸卽發)의 위기감이 팽배한 가운데 지나온 오랜 세월을 이해하고 액면그대로 좋게만 바라볼 수 있는지 노파심에 납득하기 어려운 분들도 없진 않을 것이다. ‘평화를 얘기하면서 동시에 전쟁을 준비한다는 뜻의 화전양면전술’(和戰兩面戰術)이 떠오른다남북정상 회담이 진척되는 와중에 언론매체에서 헤아릴 수 없으리만치 반복하던 단어 또한 화전양면전술이었다그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다 지나가는 세상이라고들 말하지만 그렇게 말하믄 안되갔구나!”


    달라진 북한의 태도는 남북정상회담과 다가오는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략노선을 수정하고 정상국가의 면모를 갖춰 나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핵무기를 정권의 최대 업적이며 정통성을 상징하는 성과로 홍보하고 국가 핵 무력완성을 선언한지 불과 수개월 만에 완전한 비핵화가 남북 공통의 목표라고 말을 바꾼 것에 대한 정치적인 부담감을 아랑곳하지 않고 주민들에게 즉각 공개한 것이 긍정적 변화의 신호라는 것이다.


     좋아하든싫어하든관심이 없든 2018년의 우리는 빚을 졌다는 타이틀이 대문짝만하다남북정상회담의 진행 모습은 국민에게 커다란 감동을 주는 부분이 있었다그러나 그 내용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불가역적인 비핵화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이 막연히 한반도 비핵화만을 이야기했다며 진보적인 미국의 뉴욕타임스도 판문점 선언에는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부족했다고 전한다야당의 위장 평화 쇼’ 공세가 5월 하순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도 6·13 지방선거가 임박해진 상황에서 긴장하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국민적인 정서와 괴리(乖離)돼 호소력 있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反證)일 수 있는 부분일 테다.


    지난 427일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바라보는 미국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 6인의 반응은 멋진 회담이었다그러나 잘 될지는 두고 보자.” 엇갈린 평가다심지어는 스몰볼 작전” vs “또 속았다는 문장으로 요약된 수 있단다실제협상에서 이행단계까지 가려면 얘기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겠고 짧은 시간 북·미 사이에 신뢰가 형성돼 장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는 상당히 의문이다남북교류와 철도 건설연락사무소개성공단 설치군사회담 등 여러 가지를 동시에 진행할 텐데 서로 이해관계가 복잡하다뿐만이 아닐 것이다막연하게 기대 심리도 적잖을 테다이것저것 챙기다보면 문제의 핵심인 비핵화는 뒤로 밀려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을 때는 이 점을 기억해두는 게 좋을 거다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서 있지는 않다는 것을” <위대한 개츠비>에서 일러주는 말을 깜박 잊고 두 말하면 잔소리인 줄 알면서지껄인 말을 되풀이하는 줄도 모른 경우가 허다하다우리들이 헤쳐나아가야 할 삶의 고비가 수없이 많이 있음을 느낀다제갈량의 말처럼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지만 그 일이 이루어지는 것은 하늘에 달려있다’(謀事在人 成事在天)고 할 수 있겠지만연분홍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려도 노심초사(勞心焦思)하지 않아야 할 하등(何等)의 이유가 없음이다. “우리들의 인생에 나비넥타이가 묶여있지 않더라도 삶은 여전히 선물이다늘 좋은 소식이 가득한 날들이 되도록 노력을 애써 기울이고 간구합시다.


    한 번 사람으로서 형태를 받고 태어났으면 이를 손상시키지 않고 목숨이 다하길 기다려야 한다그런데 주위의 사물에 얽매어 서로 마찰을 일으키며 삶을 뜀박질하듯 살아 그칠 줄을 모르니 어찌 슬프지 않은가평생을 발버둥 치면서도 끝내 성공을 보지 못하고고달프고 지쳐도 돌아갈 바를 알지 못하니 참으로 가엾은 일이 아닌가비록 남들이 그를 보고 죽지 않았다고 한들 그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그 몸이 늙어감에 따라 마음도 역시 그와 같아지리니 이를 어찌 큰 슬픔이라 아니할 수 있겠는가사람의 삶이란 본시 이렇게 어리석은 것일까아니면 나만 홀로 어리석고어리석지 않은 이는 따로 있는 것일까.” 

    [장자(莊子)제물론(齊物論)중에서]


    2018년 6월호 Leader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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