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는 만큼 보인다지만...'

  • 박남석 | 2016.11.02 21:38 | 조회 1669

     

    ‘아는 만큼 보인다지만…’

    박 남 석 (7기, 전남대, 캐나다동부 ROTC연합회)

     

    바람결에 이리저리 나뒹구는 낙엽들이 “날 잡아봐!” 라며 술래 잡이 놀이를 하는 것처럼 바빠 뵌다. 사람은 그냥 가만히 내버려뒀을 때 숨은 기량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다는데 삶에 있어 적당한 긴장과 건강한 아름다움을 함께 즐기는 모습은 보기에 더없이 좋다마다.

     

    무수한 변수(變數)와 불확실성이 작용하는 투자세계에서 따 놓은 당상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것은 현실세계의 경험과 사례들뿐만이 아니라 수학적인 분석을 통해서도 입증됐다. 개인과 회사의 이익을 위한답시고 특혜와 편익을 누려왔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손 허무맹랑한 주장과 보기 드문 감언이설로 사람들을 현혹시켜 봉이 김선달 뺨치는 경우도 적잖은 세상이다.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이기심과 닫힌 마음이 이웃과 공존하는 일은 사회적 비용이 소모되지만 우리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할 테다. 아무렴 지난 세월을 되돌리지는 못하지만, 사진첩에서 만큼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위안을 삼게 된다. 화양연화(花樣年華)는 성숙한 여인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한 시절을 은유한다. 이마에 땀을 흘려야만 하는 그것이 우리인간의 숙명이라는 생각이 찾아든다. 김사인 시인의 “덧없다는 말처럼 덧없이, 속절없다는 말처럼이나 속절없이…”

     

    Wright형제가 하늘을 날을 수 없을까하는 공상을 현실화시켜 처음으로 비행기라는 나는 물체를 만들어 1903년12월17일에 잠시 동안 공중에 머물러본 이후 눈부시게 발전을 거듭하여 음속보다 더 빠른 비행기를 제작하여 상용화시키기까지 이르렀다. 평화적인 우주활용과 기회를 제공하는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를 소유한 앨런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르면 “첫 유인선 발사 후 40~100년 내 화성에 문명이 들어설 수 있다고 본다며 첫 이주민은 ‘죽을 각오’를 하고 엄청난 위험 속에 임무를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화성에서 생(生)을 마감하는 게 그의 오랜 꿈으로 알려졌지만 첫 화성이주민이 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단다. 이 세상에는 ‘단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게끔 만들어주는 사업’도 있다고 하더라만. 현실적으로 사람들이 나이에 관계없이 감정 표현을 말실수나 서툰 문장으로 오해를 깊게 한 적이 얼마나 많았을까. “어리석은 짓을 할 수 없는 청년은 이미 노인이다.”는 고갱의 말을 음미해보지만 아무렴 설득력이 부족해 뵌 것은 저 혼자만의 짧은 생각일는지 모른다.

     

    요리조리를 제대로 할 줄 모르면 라면만 잘 끓여도 허기를 면할 수 있다는데 까칠한 입맛은 매일 뭘 먹을지 고민인 경우가 적잖다. 나의 학창시절 도시락 속의 멸치볶음과 밥 위에 널브러진 계란프라이는 진수성찬이나 다름 아니었다. 정성스레 차려주셔 입맛 나게 먹으면 오죽이련만 콩이야 팥이야 했으니 이제와 생각하면 쥐구멍이라도 찾고픈 심정이다. 입맛이 없으면 밥맛으로 먹는 식성이 부럽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시장이 반찬이었음을 아는 난 앞이마를 긁었지요.

     

    어느새 시월이 지나가려하니 동장군이 기웃거린다. 북풍한설(北風寒雪)에 문풍지가 떠는 걸 보면 군고구마 생각이 굴뚝같기도 하다. “언약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하시던 신영복 교수님의 말씀이 생각을 키워준다. 벼룩이 뛰어봤댔자 천정(天井)이고 그래봐야 일상(日常)이지만, 늘 그랬듯이 우리가 “하루하루를 보람 있게 살아나가는 것이 축복이고 기쁨인 것을…”

     

    “采薇易爲山 (고사리 뜯는 일이 산에서는 쉬운데)

    何必登首陽 (하필이면 수양산에 올라야만 할까)

    濁纓易爲水 (갓끈을 씻는 일은 물에서 쉽게 하는데)

    何必泛滄浪 (어이하여 창랑에 배를 띄워야 하나)

    貴崇已難慕 (존귀하고 숭고함은 사모하기 어렵거늘)

    諂笑何所長 (아첨어린 웃음은 어디에서 늘어날까)

    東堂桂欲空 (과거에 급제하는 일도 부질없는 욕심이겠거니)

    猶有收螢光 (되레 반딧불이 빛을 거두려 하네)”

    [우분(于濆/唐), <감회(感懷)>]

     

    2016년 11월호 Leader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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