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東京)에서 다시 만납시다!'

  • 박남석 | 2016.08.26 11:45 | 조회 2021

    도쿄(東京)에서 다시 만납시다!

    박 남 석(토론토)  

     

    새로운 세상(New World)을 슬로건으로 한 ‘Rio2016’은 ‘더 빨리! 더 높이! 더 멀리!’ 펼친 한바탕의 지구촌 스포츠축제였다. 사람들은 누구나 후회를 앞장세우질 못하고 항상 때늦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처럼 되뇐다지요. ‘꿈과 희망은 있다’고 철석같이 믿으면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교훈을 다시금 확인해가는 우리들이다.

     

    각국의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선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즐겁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자랑스럽기도 했다. 열심히 갈고닦아온 만큼 성과를 거뒀으면 오죽이겠으나 기대에 부응하려는 중압감으로 어깨가 편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없진 않았을 테다. 선수단의 성적에 이바지하고픈 간절한 바람은 짐짓 예상대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악전고투(惡戰苦鬪)를 극복해내며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우리 모두를 감동시켰다.

     

    금메달보다 더한 투지와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보여줘서 더더욱 감동적이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 최고의 명장면도 각본 없이 진행되는 드라마에서 ‘게임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님’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메달의 쾌거를 일궈낸 선수는 물론이려니와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선 자신의 모습이 자랑스럽기 짝이 없었을 테니 말이다.

     

    누굴 탓할 필요가 있을까만 경기를 지배하고도 다된 밥에 콧물 빠트리는 선수들의 우쭐한 스타의식과 개인플레이는 글쎄 고질적인 병폐일 것이다. 주요 경기장에 많이 와 있다는 스카우터를 의식하느라 예능프로그램 노출시간을 늘리기 경쟁하듯 하는 모습은 안 봐도 비디오라고 하더란 말이다. 그나저나 지고 나서 누군가를 탓이라도 하고 싶은 얄밉게 보인 그 알량함이란 자충수(自充手)를 스스로 불러들인 잘못인 줄이나 알자. 그리고 올림픽 무대 위의 선수들 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건 잘 할 때의 환호보다 어려울 때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한마디가 아닐는지.

     

    다른 선수와 부딪혀 넘어지고 신발 찢어지는 불운에 신발과 양말 벗어 던진 채 포기하지 않고 완주한 에티오피아 3,000m 장애물 선수에게 연맹은 결승 출전권 주기로 했다. 순수하고 열정을 담은 사람이야 말로 하늘도 감동 감화한다는데 피조물인 인간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선수의 투혼도 귀감(龜鑑)이지만 규정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결승출전권을 부여한 국제육상연맹 결정이 가슴 뭉클하도록 아름답고 훌륭했다. 이기는 게 전부가 아닌 진정한 스포츠정신의 한 장면이었다.

     

    42.195km를 달리는 여자마라톤. 자신과의 싸움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보여준 3시간20분22초의 위대한 꼴찌 리 나리(캄보디아, 42세)선수는 우승이 목표가 아니었지만 정말 대단했다. 선의의 경쟁도 생각했던 것보다 치열했을 테다. 의지의 땀과 수고와 노력을 기울인 모든 시간이 보람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세상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현실에서 평화를 누리면서 살았으면… 서로서로 격려와 감사할 줄 아는 삶을 영위했으면 얼마나 좋을 것이다.

     

    한국의 10/10(금메달 10개 이상 / 종합순위 10위 이내) 목표달성이 호주, 이탈리아, 네덜란드의 추가 메달소식이 없어 금메달 9개의 대한민국이 순위에서 앞섰다. 열정과 투혼이 있었기에 Rio2016에서 8위를 달성한 성과는 ‘절반의 성공’으로 마무리된 셈이다. 모든 게 보람과 감동이 되었으면 오죽이련만 치열한 순위 경쟁에서 그 누구의 잘못도, 누굴 탓할 일은 더군다나 아니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과정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이다.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한 우리의 태극전사들 정말 수고 많았다. “절실함은 기적을 낳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도전은 아름다웠고 위대한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제32회 하계올림픽이 일본 도쿄에서 “あしたを つかもう(내일을 발견하자, Discover Tomorrow)”를 주제로 2020년 7월24일~8월09일까지 열린다. 높은 산은 높고 낮은 산은 여전할 수도 있다. 금/은/동메달은 따내고 싶다 해서 뜻하는 대로 이뤄지는 건 아니다. “나라를 대표하는 것보다 특별한건 없다!” 페어플레이와 실력연마에 게을리 하지 않아야할 일이다. 땀방울과 노력에 힘입어 더욱 빛날 태극전사들의 국위선양을 기대해마지 않는다.

     

    2016년 8월26일 KR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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