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니옴니

  • 박남석 | 2008.05.16 05:16 | 조회 2276

    * 암 니 옴 니 *
    박 남 석 (토론토)
    눈부시게 빛나는 햇살이 초록의 신선함을 출렁이는 계절이다.
    빚어내고 키워낸 세상일 중에 맘먹은 대로 되지 않은 게 어디 한두 가지랴만,
    미국산 수입쇠고기의 광우병위험논란에 대한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의혹과 반대의 불길이 잠잠할 날 없다.
    인터넷공간에선 ‘사이버민란’ 수준으로 온갖 조소와 비난이 확산되고, 초중고학생들조차 참여하는
    촛불시위군중규모를 보면 식품안전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의 드러난 민심을 읽을 수 있겠다.
    우리들의 자발적인 의지와 상관없이 위험에 휩싸이지 않으며
    “잘 먹고 건강하게 잘살자”는 주장일 텐데 그저 값싸고 나은 품질 선택의 폭이 넓어졌으니
    좋은 것이란 단순논리로서 국민건강과 안전을 지키겠다하니
    뉘 집 소가 듣고 헛기침하는 궤변으로 들릴 뿐이다.
    조조군대는 장비의 벽력같은 호통에 혼비백산했다는데
    오죽하면 어린 초, 중고학생들마저 분노하는 것일까요?
    단정할 수 없는 결과에 대하여 확대해석도 금물이겠지만
    선의로 이해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비춰보면 상당한 이유가 없잖다.
    변형단백질(Prion Protein)은 Protein(단백질)과 Virion(바이러스입자)의 합성어이다.
    인간의 경우 20번 염색체에 존재하는데
    섭씨132도에서 한 시간의 열처리에 활성을 잃을 정도로 열과 산(酸)에 강하다.
    닭이나 돼지 같은 동물에게 성장호르몬과 항생제는 물론 반추동물로 만든 단백사료를 먹이고,
    동물들의 도축폐기물을 또다시 소에게 먹임으로서 광우병(狂牛病. BSE)을 유발할 수 있는
    프리온의 교차 감염이 발생하기 때문에 유의해야만 하는 것이다.
    잠복기간이 길고 확인할 수가 없어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면
    스펀지처럼 구멍이 송송 뚫린 뇌를 연상해 볼일이다.
    한반도대운하정책에 대한 현 정부의 집요함은 심각한 수준인 것 같다.
    놀 때 빼놓고 나라걱정에 밤잠을 잊어보기는 평생 처음이라는 분들의 표현을 빌면
    뜬구름 잡는 허풍 같기도 하고,
    어리석게 풍차를 들이박는 돈키호테의 무모함을 보는 것 같다고도 한다.
    진실은 더러 불편할 때도 있지만
    야누스적 인격에 사람들은 더 큰 충격을 받고 절망에 휩싸이기도 한다.
    달이 기울면 별은 빛나지만 유아독존으로 비쳐지는 발상과 선입견은 불신의 늪을 깊게 할 뿐이다.
    안타깝기는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일을 왜 서둘러 해야만 하는지를
    보다 확실하고 구체적으로 먼저 납득시키지 않은 이유에서다.
    들은 귀는 천년이요 말한 입은 사흘이라고 했다.
    모르면 다시 여쭤봐야 하고 남이 베푸는 호의도 사양할 줄 알아야하거늘,
    내가 편한 데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미운오리새끼가 백조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구멍 없는 피리를 분다하여 여론형성이 되는 것도 아니다.
    하물며 마음조차 세월은 아닐진대,
    백조가 미운오리새끼라는 착각에서 스스로 깨어나는 게 급선무일 터다.
    착각은 자유지만 영어로 말하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추리소설은 뒤에서부터 거꾸로 읽지 않는다는 걸 진즉 알았어야 할 것이다.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춤을 추고,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고,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고,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일하며 살라.”
    하지만 얻을게 없고 줄 것이 변변찮을지언정
    건강과 음식에 꺼림칙한 부담이 조금치라도 없었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의 생각은 다 똑같더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뵈는 만치 암니옴니 한다고 꿈속에서만 배불리 잘 얻어먹을 수야 없잖은가 말이다.
    허어~참!
    Because We Believe - Andrea Bocel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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