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생환갑은 서른이라는데...

  • 박남석 | 2008.06.08 15:08 | 조회 2103



    기생환갑은 서른이라는데...
    박 남 석 (토론토)
    징검다리날씨가 그날은 바람조차 가벼운 초여름이었다.
    스포츠를 통해 여가선용과 우의를 증진시키는
    재 캐나다 한인테니스협회는 지난 토요일 에글린튼플렛 코트에서 55명의 참가선수와
    그 가족들이 성황을 이룬 가운데 종별테니스대회를 가졌다.
    골드, 실버, 펄, 주니어, 성인단식으로 나뉜 진검승부에 나이를 잊어가는 만남이 반갑고
    꽃처럼 피어나는 이야기와 웃음소리도 명랑한 즐거운 하루였다.
    기생환갑은 서른이라는데 마니아들의 테니스사랑이 각별하다.
    누워서 침 뱉는 일이 없고 남을 싸잡아서 헐뜯는 일도 없다.
    가랫장부에는 존위가 없어도
    느슨하게 거머쥔 라켓을 고쳐 잡으면서 같은 점을 먼저 구하고 차이는 접을 줄도 안다.
    가벼운 걸음으로 걷기만 열심이어도 활력을 찾는데
    잘 못하지만 좋아하고, 잘하지만 뽐내질 않는다.
    잘하면 네 탓이고 못하면 내 탓하며
    웃다가 넘어질 듯이 상대를 격려하는 모습이 보기에 참 좋았다.
    높이 오르고자 하면 구름위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믿을 수 있겠지만
    이리치고 저쪽으로 받아넘겨도 허리가 콕콕 찔리는 연출은 각색해내지 않으면 결과는 뻔하다.
    어설픈 로빙을 띄우다가 스매싱을 얻어맞기도 하고
    어쩌다가 로또서브를 성공시켜 상대팀을 주눅 들게도 한다.
    아홉 번의 위닝샷보단 한 번의 실수를 삼가니 구워낸 게 다리도 떼어야 먹을성싶다.
    시합 때마다 이겨야하는 건 아니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누가 뭐래도 세월 앞에는 탄탄한 것이 없는 줄 다시금 알아차린다.
    이유 없는 핑계가 어디에 있을까마는 이기고 지는 거야 병가지상사다.
    굽어보면 NTRP, CTRP가 있겠고 욕심을 좀 더 내자하니 입신의 경지가 있겠다.
    자기마음속에 지닌 생각과 행동은 훗날 자신의 모습으로 드러난다.
    개하고 똥 다투랴만
    옛날에는 나라를 훔쳐 제후가 된다는 말이 사실이 되어버린 경우도 없진 않았다.
    진정한 스포츠맨십은
    상대방을 게임으로 이기려하지 않고 부단한 연습과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일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며 국밥 한 그릇을 게 눈 감추듯 비운다.
    뚝배기보다는 장맛이라고 했다.
    한 끼 정도는 걸러도 괜찮겠지만 꺼내놓고 먹기 거추장스러울까봐
    손수 준비해주신 어머니표 김밥의 맛깔스러움이 비할 데 없다.
    갈고 닦은 기량을 발휘하는데 무리가 따르진 않았으나
    국력이 체력인지 체력이 국력인지는 모르겠다.
    처음부터 마무리까지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애쓰신 집행부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프랑스오픈과 단오행사에 관심이 분산되었지만 의지와 실천이 따랐으니 흘린 땀도 많았고
    성숙한 경기태도는 우리 모두가 챔피언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끈기와 힘을 겨루느라 실컷 뛰고 난 발바닥이 모르긴 해도 불평이 따를 것 같다.
    피곤한 기색도 없이 힘찬 응원과 격려를 보여주신
    어머님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어 더욱 행복한 날이었다.
    사람 사는 일 모두가 아름답게만 느껴졌다.
    저녁노을이 지기엔 아직도 해가 중천에 걸려있다. Tennis, any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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