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의 손수건

  • 유준 | 2005.12.03 14:23 | 조회 2495

    아들의 눈물


    울컥 치민 울음이 뜨거워 어깨가 흔들린다.
    내 아들이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는다.
    아들아!
    어느새 어미 아픔을 제 눈물로 씻어낼 줄 아는
    나이가 되었구나.
    문득 흔들리던 어깨가 멎는다.

    - 홍회정의 시집《별에게 띄운 나의 사랑》에 실린
    시 <아들의 손수건>(전문)에서 -


    * 어미의 아픈 마음을 읽고 대신 울어줄 줄 아는
    아들의 모습에 어미의 고통이 한 순간에 녹아 내립니다.
    이 땅의 많은 어미들이 그런 아들 하나 믿고
    웃고 울며 살아갑니다.

    --- 작은 에피소드 ---

    지난 1월 군에 입대했던 아들이
    얼마전 휴가를 나왔습니다. 제 아내는 그 아들을
    마중하러 아파트 입구까지 나가 기다렸던 모양입니다.

    제 어미를 발견한 일등병 아들은
    어미 앞에 등을 대고 쭈구려 앉아 한사코 업히기를
    강권하더니, 반색하는 어머니를 한 아름 업고
    덩실덩실 집안까지 들어왔던 모양입니다.

    이날 좀 늦게 귀가한 저에게 아내는
    "아, 글쎄, 아들이 나를 업어줬어요"
    "정말 멋진 애예요, 진짜 효자예요"라는
    말을 아마도 수십번은 더 넘게 했었던 듯합니다.

    20년 넘게 아내와 살아왔지만
    그렇게 마구마구 행복해 하는 아내의 얼굴을
    아직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큰일 났습니다.
    아내의 사랑이 이제 남편에서
    아들놈한테로 완전히 옮겨가고 있습니다.
    이거 정말 큰일 난 것 아닙니까?

    수정 삭제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