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 박남석 | 2005.11.01 16:36 | 조회 2872

    이래저래 PGA에 등극의 꿈을 접은 친구가 보내온 이야깁니다.

    뉘 눈치를 살피느라 가자미 눈이 되질 않나

    열심히 연습했다고 잘 맞기를 하나

    연습 안 한 넘이 운으로 버디를 하지 않나

    풀밭 좀 걸었다고 달래는 돈이 쌀 한 가마니 값

    공이 갈만한 자리에는 무슨 심술로 모래웅덩일 파놓고

    그린 키퍼는 공 못 들어가게 하려고

    꼭 처녀 엉덩이 꼭대기 같은데다 콧구멍만하게 구멍 뚫어놓고

    잘 맞으면 일 안하고 공만 쳤나? 욕먹고

    비(飛)거리가 좋으면 쓸데없이 힘쓴다 욕먹고

    짧으면 쪼았다고 욕먹고

    화려하게 옷 입으면 날라리냐? 욕먹고

    점잖게 입으면 초상집 왔냐? 욕먹고

    시원하게 입으면 노출이 심하다 욕먹고

    따뜻하게 입으면 쪄 죽을 일 있냐 욕먹고

    인물 좋으면서 잘 치면 제비 같은 넘이라 욕먹고

    인물 좋으면서 못 치면 겉만 뻔지르르하다 욕먹고

    인물 나쁘면서 잘 치면 네가 그거라도 잘 해야지 욕먹고

    인물 나쁘면서 못 치면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고 욕먹고

    농담하면서 공치면 까분다고 욕먹고

    진지하게 공치면 열 받았냐고 욕먹고

    도우미언니하고 농담하면 시시덕댄다고 욕먹고

    아차 한마디 잘못했다간 성희롱 한다고 욕먹고

    농담 안 하면 또 분위기 망친다고 욕먹고

    싱글 하면 사업하는 넘이 공만 친다고 욕먹고

    싱글 못하면 그 머리에 무슨 싱글? 하고 욕먹고

    새 클럽사고 잘 치면 돈이 썩어나냐? 욕먹고

    못 치면 돈으로 공치냐? 욕먹고

    새 클럽 안 사면 죽을 때 돈.다.싸.가.지.고 갈 것이냐? 고 욕먹고...

    동전의 양면처럼 이래저래 욕먹는 세상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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